맑스 경제학을 공부할 때 느끼는 '꿀잼'은 이런 역설이다. 인간의 노동을 편하게 만들고 노동에 들이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만든 기계가, 거꾸로 노동시간을 늘이거나 심지어 노동하지 못하고 굶어죽게 만드는(실업) 수단이 된다는 역설. 너무 많이 만들어서 물건은 남아도는데, 사람들은 물건을 살 돈이 없어서 배고픈 역설. 부동산 시장엔 빈 집이 남아도는데 집이 없어서 전세방 월세방을 전전하는 이들이 넘쳐나는 역설. 풍년이 왔는데 좋아하기는 커녕 곡식을 불태우며 울고있는 역설.
이러한 역설의 원인을 '인간의 탐욕' 이라던가 '근대적 성장주의의 폐해' 라던가 하는 모호한 개념들로 돌려서는 안된다. 자본주의 초기 노동자들이 고된 노동과 실업의 원인을 애먼 기계에게 돌리고 러다이트 운동을 벌였던 오류처럼 말이다. 기계는, 주택은, 풍년은, 생산력의 발전은 인류가 이룩한 성취다. 잘만 이용한다면. 문제는 그것들이 자본주의적인 방식으로 영위될 때 발생한다.
<참고> 노동시간 단축의 수단이 그 연장의 확실한 수단이 된다는 역설
http://socialandmaterial.net/?p=5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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