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론 2권의 재생산표식과 3권 이윤율균등화를 논하는 단계에서는 신용 창출과 그에 따른 가공자본 형성이 고려되지 않는다. 신용의 확대가 고려되지 않는다면 모든 상품의 시장가격의 총계는 생산에서 창출된 가치(혹은 그것이 개별산업에 재배분된 생산가격)의 총계를 넘을 수 없다.
생산된 상품에 대한 수요는 ‘일차적으로’ 사회적으로 생산된 총가치량의 크기에 제한된다. 재생산표식의 균형조건은 이를 의미한다. 생산된 잉여가치를 전부 소비하지않고 축적함에 따라 확대재생산이 진행되는 것이지, 잉여가치의 수준을 넘어선 재생산은 2권의 표식 내에선 논의될 수 없다. 이윤율 균등화도 마찬가지다. 개별 자본이 나눠 갖는 평균이윤의 총량은 생산된 총잉여가치의 크기로 제한된다.
그러나 신용이 개입되면 총수요액은 생산된 총가치량을 초과할 수 있다.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라 시장가격은 생산이 부과하는 한계(가치 또는 생산가격)를 넘어 상승하게 된다. 과잉생산과 공황의 반복, 즉 경기순환은 시장가격이 신용을 매개로 생산의 한계를 넘어섰다가 다시 폭력적으로 회귀하는 과정이다.
마르크스는 전형과정을 통해 생산가격이 가치의 재배분이며 총계수준에서는 일치한다는 일종의 제약조건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생산가격은 현실의 가격이 아니며, 시장가격이 순환하는 ‘중력의 중심’으로 작용할 뿐이다. 신용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시장가격을 이해할 수 없으며, 경기변동과 공황을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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