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맑스

노동-가치-생산가격-시장가격에 대한 도식화 ​ 아이패드와 애플펜슬로 뚝딱 만든 노동가치론 도식. 헷갈리는 개념들을 한데 모아봤다. (1) 상품의 이중성 : 사용가치와 가치 - 사용가치는 상품을 소재적 측면에서 바라본 것으로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유용성을 의미. - 가치는 상품을 사회적 측면에서 바라본 것으로 한 상품을 다른 상품/화폐와 교환 가능하게 하는 성질을 의미. (2) 노동의 이중성 : 구체노동과 추상노동 - 구체노동은 사용가치를 생산하는 노동. 소재적으로 다른 사용가치를 창출하는 노동들, 혹은 같은 사용가치를 생산하더라도 숙련도나 강도에서 차이가 나는 노동들은 서로 이질적인 구체성을 가짐. - 추상노동은 가치를 생산하는 노동. 추상노동은 인간노동력의 지출이라는 물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하며, 동시에, 판매를 위한 생산(상품생산)이라는 .. 더보기
맑스경제학에서 수요-공급 이론을 다루는 방법 맑스경제학에서 수요-공급 이론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우선 분석 수준을 어느 정도에 둘 것인지를 명확히 하고 시작해야 한다.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균형상태'를 가정하는 것과, 수급 불일치 상태에서 '균형화 과정'을 분석하는 것은 추상수준이 다르다. 주류의 수요-공급 이론은 현실의 균형상태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이지만, 오히려 맑스에게 수요-공급이론은 현실의 불균형 상태와 균형을 향한 조정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이다.따라서 맑스의 논의에서 수요-공급 이론은 불균형이 균형으로 나아가는 '현실 경쟁 과정'에 대한 논의기 때문에 추상수준이 낮다(구체적이다). 반면 수급일치를 전제한 균형가격 이론들은 이미 경쟁의 결과 사회적 평균이 달성된 상태(ex.평균이윤율 형성)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추상수준이 높다(현실경쟁.. 더보기
거시경제학의 미시적 기초? 미시경제학의 거시적 기초? '거시경제학의 미시적 기초'라는 말은 80년대 새고전파 거시경제학이 신고전파종합 케인즈경제학의 거시이론을 비판할 때 쓴 말이다. 미시경제학의 일반균형이론(General Equilibrium)에 기초한 새로운 방법론이 케인즈주의 IS-LM / AD-AS 연립방정식 체계를 밀어내고 거시경제학을 장악했고, 동태적(Dynamic) 균형이론과 확률(Stochastic)이론을 결합시키면서 이른바 DSGE(동태확률일반균형) 거시경제학 방법론을 완성시킨다. '미시적 기초'라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거시와 미시의 영역 구분이 필요하다. 경제원론 교과서의 친절한 설명에 따르면, 1) 미시 : 자원배분과 소득분배에 관한 이론. 자원배분의 기준이 시장가격이므로, 수요-공급에 따른 가격결정이론이 핵심을 이룬다. 이어 시.. 더보기
김공회 연구위원 '피케티 비판' 강연 요약정리(by 맹군) * 10월 1일 세미나네크워크 새움에서 진행된 김공회 당인리대안정책발전소 연구위원의 강연을 정리한 것. ------------------------- 1. 피케티는 사기꾼이다. - 오늘 사실 앞부분 강연 1시간 보다 뒷부분 질의응답 1시간이 핵심이었던 것 같은데, 내가 했던 질문이기도 하고 제일 흥미로웠던 부분. 굳이 맑스를 들이대지 않아도, '데이터'가 무기인 피케티의 논의가 자신의 데이터를 근거로 반박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랬다. - 피케티의 핵심명제는 자본수익률(r)이 경제성장률(g) 보다 큰 것이 소득불평등의 근원이라는 거다. 그리고 r 더보기
20140716 맑스 경제학에서 고용량, 노동량, 임금의 관계 맑스 경제학을 통해 노동을 분석할 때 짚어야 할 점들을 몇가지 정리해볼까 한다. 일단 관련 개념들을 나열해보면, 1) 노동자의 수(고용량) 2) 개별 노동자들이 행하는 노동시간(노동량) 3) 노동력의 가치(또는 그것의 화폐적 표현) 4) 임금 5) 자본의 유기적구성 등이 있다. (1)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력이 '상품'인 이상, 노동력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갖는다. 그런데 '특수상품'이라 불리는 노동력은 다른 물질적 생산물들과는 사용가치 측면에서 독특한 특징을 갖는다. 일반상품들과 달리 노동력은 사용가치의 단위가 2개다. 노동력을 보유한 노동자들의 수 즉 고용량(n)과, 각각의 노동자들이 행하는 노동시간(l)이다. 엄밀히 말해 '노동력'의 수량(사용가치량)은 n 이라고 해야한다. 반면, 총'노동'량.. 더보기
20140711 가치의 실체는 왜 노동일 수 밖에 없는가 (2) - 한 페친과의 논쟁 * 맹군의 노동가치론 관련 포스팅 (http://mgunism.tistory.com/14) 에 대한 '잡문가'(필명) 님의 반론=> 지금 인간의 노동은 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이고 황소나 땅콩은 인간이 아니니까 가치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리 "전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황소는 착취되지 않는다는 논리구조가 되는데.. 이건 동어반복이죠.. 이런 대답을 원한건 아니었습니다. 애초부터 인간 노동만 가치를 생산한다는 전제를 받아들이느냐 아니냐가 깔려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이런 논리구조에 입각해 인간이 아닌 것을 먼저 가정해보면 헛점이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인 인간과 동일한 '상품생산을 하는' 안드로이드 로봇이 있다고 합시다. 로봇은 자신의 삶을 재생산하기 위해 전기에너지가 .. 더보기
20140710 소위 '기계적 잉여가치론' 또는 '땅콩 가치론'에 대한 비판 1. 맑스는 리카도 등 기존의 노동가치론자들의 논의를 이어가면서도 핵심적인 개념들을 다르게 사용합니다. 사용가치와 가치, 교환가치와 가치, 구체노동과 추상노동, 노동과정과 가치증식과정, 노동력과 노동 등을 엄밀히 정의하면서 이전의 정치경제학자들(특히 리카도)가 이 개념들을 혼동하거나 명확히 하지 않고 쓰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죠. 특히 사용가치-가치 개념이 그렇고, 노동력-노동 개념이 그렇습니다. 어제 잡문가님의 질문에서도 맑스가 규정한 개념들과 용법을 다르게 하고 계셔서 논의가 엇나간 것이 있었습니다. 잡문가님께서 '노동력 가치가 미리 결정된다'는 부분을 줄기차게 물어오셨지만, 그에 대한 대답과 '땅콩이나 황소가 착취당한다'는 명제의 오류를 지적하는 것은 전혀 다른 범주입니다. 그런데 그걸.. 더보기
20140709 분배는 '생산과정'을 두고 벌어지는 보이지 않는 계급투쟁이다 분배 이야기를 계속해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맑스에게 분배는 생산된 몫을 어느 계급이 더 많이 가져가느냐 하는 정치적 싸움이 아니다. 분배는 '생산과정'을 두고 벌어지는 보이지 않는 계급투쟁이다. 분배 문제를 논할 때 임금이 '현실적으로' 선불이냐 후불이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이론적으로'는 중요해질 수 있다. 일단 주류(신고전파)를 포함한 많은 이론은 후불을 가정하는데, 맑스는 선불에 기초한다. 이는 생산과 분배에 관한 인식의 차이를 낳는다. 주류 이론은 노동과 자본이 사이좋게(?) 생산에 참여해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그 결과물을 각자의 기여에 비례해 분배를 받는 모델이다. 여기서 분배는 노동자와 자본가가 공동생산물을 각각 임금과 이윤으로 나눠갖는 모양새다. 생산물의 일정한 몫을 임금으로 .. 더보기
20140623 신자유주의는 결코 시장에 대한 국가개입을 포기하지 못한다.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지만, 맑스주의가 갖는 독특함은 고유한 '경제위기론'에 있다. 이는 불평등의 심화나 고용문제 등을 둘러싸고 '자유시장 vs 국가개입'이라는 대립구도를 설정하는 일반적 논의틀을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는 강점을 갖는다. 신자유주의 역시 국가개입에 기반한다는 것과 신자유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국가개입주의의 복원일 수는 없다는 맑스주의의 주장은, (좌우를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의 경제사상이 공유하는) '시장 vs 국가'라는 문제설정에 기반해서는 결코 이해될 수 없다. 국가개입주의의 비효율성과 저성장 문제를 시장의 강화로 해결해야한다는 이론이나, 반대로 시장주의가 낳는 불평등과 노동조건의 악화, 공공성의 약화를 시장에 대한 규제와 국가개입의 강화로 개선할 수 있다는 이.. 더보기
20140623 자본주의의 '모순' - 생산력의 발전이 가져오는 역설 맑스 경제학을 공부할 때 느끼는 '꿀잼'은 이런 역설이다. 인간의 노동을 편하게 만들고 노동에 들이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만든 기계가, 거꾸로 노동시간을 늘이거나 심지어 노동하지 못하고 굶어죽게 만드는(실업) 수단이 된다는 역설. 너무 많이 만들어서 물건은 남아도는데, 사람들은 물건을 살 돈이 없어서 배고픈 역설. 부동산 시장엔 빈 집이 남아도는데 집이 없어서 전세방 월세방을 전전하는 이들이 넘쳐나는 역설. 풍년이 왔는데 좋아하기는 커녕 곡식을 불태우며 울고있는 역설. 이러한 역설의 원인을 '인간의 탐욕' 이라던가 '근대적 성장주의의 폐해' 라던가 하는 모호한 개념들로 돌려서는 안된다. 자본주의 초기 노동자들이 고된 노동과 실업의 원인을 애먼 기계에게 돌리고 러다이트 운동을 벌였던 오류처럼 말이다. 기.. 더보기